광에 연탄을 몇 백장 들여넣고,
김장은 백포기 정도 해서 마당에 묻어두고,
문풍지 새로 발라두고,
토마토를 사다가 반은, 잘 말려 두고(부피가 삼십분의 일로 줄었다. )
반은 온갖 향신채 넣고 오래오래 휘저어, 토마토 소스 만들어뒀다.
팥 역시 뭉근히 오래 끓여서, 페이스트로 만들어 소분해 뒀다. 생각날 때, 떡이나 국수 넣어 먹으면 별미니까,
양파도 잔뜩 채 쳐서, 오래 볶아 마련해서 카레할 때마다 넣으면 천상의 맛을 낸다.
싸게 산 버섯도, 갈무리해서 햇살에 바짝 말려둔다.
마늘, 생강, 양파, 배, 무우를 갈아서, 향신즙을 만들어두면 어떤 음식도 풍미를 북돋아준다.
샌드위치와 파스타에 쓸 바질 페스토도 만들었다. 보석같은 초록빛이다. 잣 대신 호두 넣고, 바질, 올리브유, 레몬즙, 마늘을 넣어 처음으로 해봤다.
논산에서 들기름과 참기름도 사두었고,
향신장까지 만들어 두면 앞으로 몇년간, 든든하다. 아무 걱정없다.
아무리 지천에 먹을 거리 넘쳐나고,
몇 시간 내로 재료며 음식이 배달된다해도,
역시 제 철에 내 손으로 정성껏 만든 음식을 가장 사랑한다.
조선으로, 통일신라로, 아니 청동기로 돌아가 겨울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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