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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주는 요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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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성시경의 부엌-stay hungry 성시경은 참 재미있어, 단언컨데 코로나로 가장 많이 성장한 가수는 성시경이라고 본다. 코로나로, 사람들간의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다보니, 대면 활동이 거의 사라져버렸지. 당연히 공연계는 큰 타격을 받았고, 코로나 초창기에 그는 인스타 그램에 매일매일 요리글을 올렸어, 내가 성시경을 알게 된 것은 요리 피드를 읽으면서 였는데, 너무너무 재미있었단다. 아무도 가수의 SNS라는 걸 믿지 않을 정도로 허름한 요리를 올리는 거야 그것도 매일,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신 카레부터, 자신이 즐겨먹는 신세 라면 , 떡국장, 급기야는 빵도 굽더라, 성시경의 부엌에는 그럴싸한 요리 도구가 하나도 없었어, 양념도 그냥 마트에서 파는 평범한 것들, 빵을 구울때는 반죽이 부풀어 오르게 휴지를 해야 하는데, 그런 도구가 없으니, 욕..
30. 샐러드 스피너 사실 한식처럼 재료 준비와 손질에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 또 있을까, 그냥 간단히 집에서 집밥이나 먹지, 뭐 이런 말 하는 사람, 그냥 간단히 집에서 국수나 먹을까, 이런 말 하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 사람들 많은 거 아니? 바로 아오지 탄광행이다. 너도 죽음의 강제 수용소에 갇혀 여생을 보내고 싶지 않다면, 조심해야 한다. 사랑받는 남편이 되려면, ㅎㅎ 아니, 사랑하는 남자가 되려면, 파스타, 고기 굽기, 샐러드는 반드시 익혀야 한다. 마트에 가도 샐러드 많이 팔고, 샐러드 전문 가게나, 샐러드 구독 서비스까지 있더라, 투명한 네모 용기에 담긴 샐러드는 보기에도 색깔이 화려하고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더라, 한데, 샐러드 내용물들은 상하기 쉬운데다가, 과연 제대로 씻었을까 의심스러워서, 사먹으란 말을..
29. 스팸 정식 하와이에 가면, 불티나게 팔리는 음식이 있다고 한다. 이름하여 스팸 정식. 그냥 흰 쌀밥에 달걀 후라이 하나, 구운 스팸 2조각이란다. 하와이에서 나고 자란 오바마가 골프 치면서 먹은 음식이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고 한다. 무스비 그러니까, 스팸이랑 김으로 띠를 두른 주먹밥이란다. 통조림에 든, 그렇게 짜디 짜고, 밀가루 맛과 조미료맛 범벅에 원료가 되는 고기도 미심쩍은 스팸은 말이지, 명절 선물로도 꽤 들어온다. 명절에 참치나 스팸, 각종 기름 혹은 과일이 선물로 들어오는데, 내가 어릴 적에는 양말이나, 욕실 용품들이 많았단다. 모두 두고두고 오래 쓸수 잇는 것들이구나, 전쟁에서 병사들이 오래두고 먹을 수 있게 만든 것이 통조림이라지. 병조림에서 무게를 줄이고자 바꾼 거라지. 그 통조림 에서 나온 것이..
28. 보신탕, 몸을 보해주는 음식이겠지. 엄마 어릴 적에는 돼지 멱따는 소리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노래를 못하는 사람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사람을 그리 일렀지. 돼지의 목을 따는 소리란다. 멀쩡한 돼지를 잡아다가 팔 다리 묶고, 목을 칠 때 나는 소리. 그 소리를 직접 들은 내 친구가, 그러더라, 돼지 멱 따는 소리를 들었는데 진짜 지옥이라고, 요즘은 돼지를 어떻게 잡는 줄 잘 모르겠다. 엄마 어렸을 때는 물을 팔팔 끓이고 뜨거운 김이 나는 내장을 다 꺼낸 돼지를 통째로, 넣고 삶아서, 누린내가 진동을 했는데. 돼지 간, 허파, 심장, 창자, 오줌보 까지 하나도 허투로 버리는 법 없이 다 먹어치웠지. 닭을 잡는 모습을 본 어린애들도 많았단다. 장에 가면, 쇠철망에 닭들이 갇혀있었어, 그 중 하나를 가르치면 주..
27. 물론, 일어나자 마자, 미지근한 물을 한 잔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하더라. 너 실온이 room temperature란 걸 알았니? 알게 된 지 얼마되지 않았어, 그리고 아빠는 늘 시금치 먹는 날 네게 우유 먹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셨지 내 생각에는 시금치를 10키로 먹는 것도 아니고, 우유를 10리터 마시는 것도 아닌데 왜 저리 야단일까 싶은데, 아빠의 부탁이니 잘 들어주자, "정숙"이는 어디에 란 정수기 광고 기억나니? 여행 고수들은 휴대용 정수기랑, 보자기 하나만 들고 다닌다고 들었다. 국가 대표 축구팀 경기 내내 너무 열심히 뛰어 경기 후에 똥까지 묻어 있다고 하더라, 탈진되어 물도 못마신다고 하더라, 김홍도인가 김득신 그림에 어미소 앞에 아기 소 세워 두고 아기소가 우니까 그 아래서, 양동이 들고 사람들이 소..
26. 랭면에 대하여( feat 낭만에 대하여) 원래는 이북음식이었다지요. 남한으로 피난온 북쪽 사람들이 고향의 맛을 그리며 만들어 먹었다고 합니다. 속초의 명태 냉면, 부산의 밀면이 그렇듯, 그들은 고향을 그리며 타향의 물과 땅을 비볐습니다. 한 그릇 으로 말아 후루룩 먹고 국물까지 말끔이 비어내었어요. 그 추운 곳에서 , 그 겨울 , 얼음 낀 찬 국물에 메밀면을 말아서 먹었다는 것도 생각해보면 신기합니다. 여름엔 이열 치열, 겨울엔 이한 치한이란 말인가? ​ 그러다가 다시 냉면이 우리 모두의 상에 올라왔습니다. 옥류관의 냉면입니다. 그러니까, 북한과의 관계가 좋아지려할 때마다 그들은 밥상에 옥류관의 냉면을 올렸습니다. ​ 북한과 외교 관계가 있는 국가에 가면 그 냉면을 맛 볼 수 있다지만, 저는 그 맛이 궁금했습니다. 꿩육수는 어떤 맛일까, 순메밀..
25. 복달임-민어 이야기 이열치열 열은 열로 다스린다고, 복날에는 복달임음식을 먹는다. 더운 날씨로 입맛을 잃어 떨어진 기력을 보충하려고 특별히 장만한 음식들을 먹는다. 수박, 참외, 복숭아처럼 몸의 열을 내려주고 수분을 보충해주는 과일부터 삼계탕, 개장국, 냉면, 서울 경기 지방에서는 육개장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알이 잘 든 민어를 사서, 햇살에 잘 말린 어란, 부레의 맛은 젤리 같다고 하고, 껍질을 불에 구어서 먹고, 살은 회로, 전유어로, 먹고, 남은 뼈와 살은 큰 들통에 넣어 애호박 넣고, 오래 끓여 탕으로 먹었다고 한다.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에 나온다. 내가 처음 먹은 민어이다. 결혼하고, 시어머니와 함께 살던 새색시 시절의 이야기이다. 내가 두번째 먹은 민어는 이정임 선생님 댁이었다. 타워 팰리스의 펜트 하우스..
24. 먹을 줄 모른다Vs 먹을 게 없다. 냉면을 먹을 때 면을 가위로 자르면, "먹을 줄 모르네"면을 먹을 때 소리내서, 면치기라던가, 뭔가 하지 않으면 "먹을 줄 모르네" 고기를 바짝 구워서 먹으면 "고기 먹을 줄 모르네" 돼지고기, 특히 비계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더니, "먹을 줄 모르네" 이런 말하는 사람, 되게 무례해 보입니다. 호텔 부페에 모시고 가도, "먹을 게 없네" 라는 사람, 되게 맥 빠지고, 다시는 어디 나서서, 대접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솔직한 것과 무례한 것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아이가 싱가폴 여행 갔다가, 바차 커피와 루왁 커피를 선물로 사왔어요 그 나라의 면세점의 대표 품목 같았고, 검색해보니, 사람들이 꼭 사야 한다고 호들갑 떠는 것들이라 큰 맘 먹고 사왔겠죠. 사실 이게 그 돈 주고 사먹을 것인가 싶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