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324)
푸산행, SRT 서울역에서 부산역을 갔다. 거의 50년, 30년 전부터는 일년에 몇 번정도, 서울과 부산을 오고 간다. 그는 SRT를 꽤 자주 이용하는 듯 한데, 나는 낯설다. 수서역은 내게 동대구, 천안 아산처럼 지나쳐가는 역이다. 10시 40분 마지막 기차를 타고, 남쪽 도시로 간다. 1시 좀 넘어 부산역에 도착하면 광장을 건너, 초량쪽 횡단 보도를 건너, 심야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고 갈 예정이다. 누군가 날 맞이하러 나올까, 지금 내 가방은 노트북과, 그의 트렉화, 각종 전선들로 가득하다. 급히 열차표를 구하느라, 제대로 챙겨오질 못했다. 김현식의 노래를 들으면서 왔다. "사랑했어요" "떠나가버렸네" "추억 만들기" "한국 사람" " 봄 여름 가을 겨울" "골목길" "쓸쓸한 오후" 남자답게 잘 생긴 그가 홀릴..
경기도 고양에 가는 법, 바람은 차도, 햇살이 좋은 오전 한강 건너 합정으로 가는데 야옹, 야옹 야옹 야옹 옆을 보니, 고양이를 케이지에 넣고 탄 젊은이네요. 저는 원래 동물 싫어하는데다, 고양이가 버스에서 계속 우니, 좀 짜증스럽긴 했습니다. 고양이 쪽을 보면서 활짝 웃으며 애야 이제 좀 그만 울어라, 아니면 좀 작게 울던가, 그랬더니, 고양이 주인도 활짝 웃더라고요. 고양이 표정을 못봤습니다. 우는 고양이 입을 막을 수도 없고, 어쩌겠어요. 저는 합정역에서 내렸는데 그도 함께 내리길래 혹시 나때문에 그랬을까 아주 조금 신경쓰이긴 합니다. 여기서 잠깐, 정거장에서 내린 후 고양이가 더 심하게 울긴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제 말을 듣긴 들은 거죠 ㅎㅎ
이곳이 매일 좋아집니다. 마스다 미리. 팬덤이 만들어야 한다. 물론, 좋은 내용도 있었지만, 해리 포터에 나온 93/4 플랫폼을 찾아야 한다. 기차에 올라타야 한다. 앞으로는 매일매일 뭔가 새로운 것을 익혀 가야 한다. 그래야 오사카에서, 언어의 터널의 지나, 도쿄로 온 미리, 미래가 반짝거렸던 미리. 좋아하는 것을 계속했던 미리,
31. 성시경의 부엌-stay hungry 성시경은 참 재미있어, 단언컨데 코로나로 가장 많이 성장한 가수는 성시경이라고 본다. 코로나로, 사람들간의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다보니, 대면 활동이 거의 사라져버렸지. 당연히 공연계는 큰 타격을 받았고, 코로나 초창기에 그는 인스타 그램에 매일매일 요리글을 올렸어, 내가 성시경을 알게 된 것은 요리 피드를 읽으면서 였는데, 너무너무 재미있었단다. 아무도 가수의 SNS라는 걸 믿지 않을 정도로 허름한 요리를 올리는 거야 그것도 매일,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신 카레부터, 자신이 즐겨먹는 신세 라면 , 떡국장, 급기야는 빵도 굽더라, 성시경의 부엌에는 그럴싸한 요리 도구가 하나도 없었어, 양념도 그냥 마트에서 파는 평범한 것들, 빵을 구울때는 반죽이 부풀어 오르게 휴지를 해야 하는데, 그런 도구가 없으니, 욕..
30. 샐러드 스피너 사실 한식처럼 재료 준비와 손질에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 또 있을까, 그냥 간단히 집에서 집밥이나 먹지, 뭐 이런 말 하는 사람, 그냥 간단히 집에서 국수나 먹을까, 이런 말 하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 사람들 많은 거 아니? 바로 아오지 탄광행이다. 너도 죽음의 강제 수용소에 갇혀 여생을 보내고 싶지 않다면, 조심해야 한다. 사랑받는 남편이 되려면, ㅎㅎ 아니, 사랑하는 남자가 되려면, 파스타, 고기 굽기, 샐러드는 반드시 익혀야 한다. 마트에 가도 샐러드 많이 팔고, 샐러드 전문 가게나, 샐러드 구독 서비스까지 있더라, 투명한 네모 용기에 담긴 샐러드는 보기에도 색깔이 화려하고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더라, 한데, 샐러드 내용물들은 상하기 쉬운데다가, 과연 제대로 씻었을까 의심스러워서, 사먹으란 말을..
29. 스팸 정식 하와이에 가면, 불티나게 팔리는 음식이 있다고 한다. 이름하여 스팸 정식. 그냥 흰 쌀밥에 달걀 후라이 하나, 구운 스팸 2조각이란다. 하와이에서 나고 자란 오바마가 골프 치면서 먹은 음식이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고 한다. 무스비 그러니까, 스팸이랑 김으로 띠를 두른 주먹밥이란다. 통조림에 든, 그렇게 짜디 짜고, 밀가루 맛과 조미료맛 범벅에 원료가 되는 고기도 미심쩍은 스팸은 말이지, 명절 선물로도 꽤 들어온다. 명절에 참치나 스팸, 각종 기름 혹은 과일이 선물로 들어오는데, 내가 어릴 적에는 양말이나, 욕실 용품들이 많았단다. 모두 두고두고 오래 쓸수 잇는 것들이구나, 전쟁에서 병사들이 오래두고 먹을 수 있게 만든 것이 통조림이라지. 병조림에서 무게를 줄이고자 바꾼 거라지. 그 통조림 에서 나온 것이..
28. 보신탕, 몸을 보해주는 음식이겠지. 엄마 어릴 적에는 돼지 멱따는 소리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노래를 못하는 사람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사람을 그리 일렀지. 돼지의 목을 따는 소리란다. 멀쩡한 돼지를 잡아다가 팔 다리 묶고, 목을 칠 때 나는 소리. 그 소리를 직접 들은 내 친구가, 그러더라, 돼지 멱 따는 소리를 들었는데 진짜 지옥이라고, 요즘은 돼지를 어떻게 잡는 줄 잘 모르겠다. 엄마 어렸을 때는 물을 팔팔 끓이고 뜨거운 김이 나는 내장을 다 꺼낸 돼지를 통째로, 넣고 삶아서, 누린내가 진동을 했는데. 돼지 간, 허파, 심장, 창자, 오줌보 까지 하나도 허투로 버리는 법 없이 다 먹어치웠지. 닭을 잡는 모습을 본 어린애들도 많았단다. 장에 가면, 쇠철망에 닭들이 갇혀있었어, 그 중 하나를 가르치면 주..
27. 물론, 일어나자 마자, 미지근한 물을 한 잔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하더라. 너 실온이 room temperature란 걸 알았니? 알게 된 지 얼마되지 않았어, 그리고 아빠는 늘 시금치 먹는 날 네게 우유 먹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셨지 내 생각에는 시금치를 10키로 먹는 것도 아니고, 우유를 10리터 마시는 것도 아닌데 왜 저리 야단일까 싶은데, 아빠의 부탁이니 잘 들어주자, "정숙"이는 어디에 란 정수기 광고 기억나니? 여행 고수들은 휴대용 정수기랑, 보자기 하나만 들고 다닌다고 들었다. 국가 대표 축구팀 경기 내내 너무 열심히 뛰어 경기 후에 똥까지 묻어 있다고 하더라, 탈진되어 물도 못마신다고 하더라, 김홍도인가 김득신 그림에 어미소 앞에 아기 소 세워 두고 아기소가 우니까 그 아래서, 양동이 들고 사람들이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