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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묘지를 찾아서, 평생 어머니 말을 듣지 않다가, 뉘우친 청개구들은 유언대로 해변가에 어머니를 묻고, 물이 불어 떠나갈까, 개굴개굴 운단다. 애나벨리, 혹은 그녀를 잃은 연인의 묘지 헤어질 결심의 서래의 묘지, 김해의 노무현 묘지 불일암 후박 나무 아래 법정 스님의 묘지, 그리고 부곡의 내 아버지 묘지, 눈이 오는 날, 길상사 곳곳에 뿌려진, 자야의 묘지, 바닷가 해변을 걸으며 나는 내 사랑을 기억한다. 추모한다. 그리워한다. 기도한다.
법정 -최고의 스타일 한복 연구가 이영희 선생님은 회색을 가장 좋아한다셨다. 불교 신자라셨다. 유튜브서 일요 스페셜 법정 스님의 모습을 보다보니, 유튜브가 고맙기 그지 없다. 본디 자신은 성미가 괴팍하고, 어디 메어있는 것을 싫어해서, 맞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 그랬다. 성미가 괴팍하고 메이는 걸 못견뎌하는, 그러면서도, 아름다움을 즐기는 어딘가 오래 있다보면 신선한 맛이 사라져 버려, 불일암을 찾아냈다고 한다. 교통이 불편하고, ㅋㅋㅋ 전기가 없고, 물론 전기를 끌어다 쓰려면 얼마든 가능하지만, 근처 물을 마셔보니, 아주 차고 달아서 선택하셨다고, 후박 나무, 의자, 촛불, 방석, 다탁, 스님이 되지 않았더라면 목수가 되었을 거라고 말하는 그, 나의 남편도 그랬다. 목수가 되었을 거라고, 처음에는 맞아, 내가 사랑하..
해변의 묘지 문득 깨달았다. 남쪽에 갈 때마다, 내가 바닷가를 찾는 이유를, 그냥 걷다가 돌아오는 이유를, 바람 소리, 파도 소리 들으며 해안가를 하염없이 걷는 이유를, 해변의 묘지였다. 내 인생은 실패한 사랑의 무덤, 김현식 노래를 들으며 무덤가를 서성였다. 단, 2년 2개월동안 월든에 머물렀다는 쏘로, 나도 단 2년 2개월간 바다에 머물렀지. 자맥질하고, 헤엄치고, 그 바다에서, 나는 걸어나왔지. 바다에 빠진 이들의 무덤을 보러 간 거다. 해변의 무덤, 성산포, 이포, 다대포, 해운대, 송도, 광안리, 그 바다를 애나벨리와 함께 맨발로 걸엇다.
맑고 향기롭게-길상사 머나 먼 것 들이 조화로울 때 서울시 한복판의 절, 재벌들 동네의 절, 요정이었던 절, 마리아의 얼굴을 한 보살이 반기는 절, 길상사, 내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법정 스님의 절, 길상사, 법정스님께서는 "맑고 향기롭게 " 살라셨다. 봉은사에서 수행 중이실 적, 안기부에서 오는 전화를 받다 받다, 결국 박살을 내버리셨다는. 고료가 하루라도 늦으면 출판사에 득달같이 전화해서 "돈 밝히는 중"으로 오해받으셨으나, 많은 이들을 도우셨다는 모진 비바람에도 꿈적않던 가지가 눈이 내리는 밤에 부러지며 타닥타닥거리는 소리를 들으셨다는 음악을 좋아하셔서, 라디오를 사서 들으시다가, 이건 집착이고 소유라, 없애셨다가, 또 어느날 못견디고 음악을 들이셨다는 젊은 수행자 시절 함께 한, 남도 출신의 동무 수연 스님을 그리워하시..
Just the way you are-Bruno Mars VS Billy JoelVS김광진 내한 공연 때 "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는 브루노 마스, 안녕 하세요, 사랑합니다 대신 " 보고 싶어요" 라고 인사한 Bruno Mars, 나는 그를 Just the way you are를 부른 키 작고, 맑은 얼굴을 한 가수로 기억한다. 언젠가 수업 시간에 그의 노래를 들어보고 하나하나 해석하면서 공부했었다. 뭔가, 좀 어색해하고 재미없어 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다시는 하지 않았다. (첫)사랑에 빠진 남자가, 어여뻐서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을 노래했는데, 사랑과 이별만큼 큰 에너지를 주는 게 있을까, 더더군다나, 첫 사랑만큼, 물론 녀석의 첫사랑은 어머니인 나려니. ㅋㅋㅋ (네 어릴 적 내게 얼마나 큰 사랑을 보였는지 모른다. 밤잠도 안자고, 칭얼거리기, 새벽같이 일어나서, 하루종일 나만 따라다니기, ..
헤어질 결심VS탑 건VS 한산 헤어질 결심, 너무나 문학적인 영화입니다. 정교하고 깊이있으며 아름답고 슬프고, 막막한 영화요. 음악 , 대사, 세팅, 연기 모두 좋아서, 2번 봤지만, 박찬욱 감독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상찬받았을까요. 탑건, 미국 영화니까, 돈을 때려 박아서, 볼거리가 많아요. 즐길 거리가 많고요. 만원짜리 패키지 여행이죠. 탑건 학교 2시간 짜리 패키지 여행이요. 36년전 같이 봤던 ㅎㅈㅅ잘 지내니? 그때 야한 장면 많다고 쑥스러워했는데 다시 보니, 뭐, 하나도 없더라, 진정한 탑건은 탐크루즈 같습니다. 끊임없이 한계에 도전하고, 40년 한결같이 배우인 탐 크루즈요. 한산, 원래 남들 다보는 영화, 애국주의적이거나, 설교하는 영화 보지 않는데 박해일 주연이라 봤습니다. 명량처럼 놓치지 않으려고요. 일단, 이순신 장군님..
헤어질 결심-Annabel Lee-남해 금산-무진 기행 ANNABEL LEE. By Edgar Allan Poe It was many and many a year ago, In a kingdom by the sea That a maiden there lived whom you may know By the name of ANNABEL LEE; And this maiden she lived with no other thought Than to love and be loved by me. I was a child and she was a child, In this kingdom by the sea. But we loved with a love that was more than love — I and my ANNABEL LEE — With a love that th..
다시 사랑한다면- 하단에서 낙동강이 끝나는 곳이다. 대학가라 예전에는 젊음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지금은 병원이 참 많다. 큰 건물 전체가 다 병원이다. 그런 건물들이 즐비하다. 그 사이 하단 5일장이 있다. 빨간 플라스틱 바구니에 과일이며 야채가 즐비하고, 김이 올라가는 시루 앞에는 떡들이 놓여있다.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먹을 것과 먹을 사람들이 서로를 가열차게 바라보고 있다. 하단, 바다가 시작하는 곳일까, 강이 끝나가는 곳일까 누군가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믿고 기댈 수 있는, 날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은 아주 갈급했다. 그건 내게 물처럼 귀했다. 그건 내게 강처럼 필요했다. 그건 내게 바다처럼 멀었다. 그동안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제 성적으로 끌리는가, 보겠다. 호호, 50대 들어서 주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