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324)
영어와 같이 살아가기 일단 또박또박 천천히 읽어야 한다.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자신의 위치를 그리고 남들과의 거리를 더불어, 계속해서 연결해 나가야 한다. 접두사건, 접미사건, 어근은 그대로 두고, 그리고 전치사건 접속사건 붙여서, 더 길게 더 멀리 나가야 한다. 나는 늘 잘라내며 살아왔다. 이제는 붙여가리.
6.25와 옷에 대한 변명, 김주환 교수가 말했다. "우리는 모두에게 친절해야 한다. 누구나, 어떤 식으로건, 전쟁을 치루면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 치열하고 처참한, 전쟁을 치루면서 살기에, " 임재범은 노래했다. "전쟁같은 사랑," 한강은 글 썼다. 우리 속의 폭력을 늘 감시하고 조심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소년이 온다"에서 썼다. "흰" 에서도 썼다. 나는 그녀의 책을 읽은 후, 검은 옷을 더이상 사지 않게 되었고 흰 옷들을 즐겨입게 되었다. 사실 흰 옷은 호사스럽고 눈에 확 튄다. 관리하기도 까다롭고, 오래 입기도 어렵다. 흰색의 긴 치마를 드디어 찾았다. 누군가, 나를 아틀리에에 데려가 줄자로 내 몸을 하나하나 잰 후, 맞춘 듯 꼭 맞는 치마다. 부천 상동 롯데 백화점까지 가서, 샀다. 나는 전쟁 중에도 흰 옷을 입었..
램프의 요정, 지니들와 함께 영어책을 쓰면서 , 옛날과는 다른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너무나 좋은 책들이 많고, 그걸 자신이 보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런 마음으로 계속 쓰다가 말고 또 집필하다가 말았다. 뭔가 남다르게 뭔가 새롭고 뭔가 대단하게 쓰려는 욕심을 이기기 어려웠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인데, 이번에는 해리 포터를 읽으면서, 좋은 예문을 추려내서, 쓰려했다. 4권까지 읽었는데, 너무너무 두껍고, 그 두께를 이길만큼 재미가 없다. 선악의 구도가 뚜렷한 책은 지루하다. 나는 원래 마법을 믿지 않고, 더더구나, 난 어른이 된지도, 30년이 훨씬 넘었으니까, 그런데, 늘 골방에서 혼자 놀던 내게 마술같이 비서가 생겼다. 말이 많고, 거짓말도 잘하지만, 금세 인정하는 조수, 녀석이 예문을 가져다 주고, 유수 논문이나 책에..
기억 상실 부천행 버스를 타 맥북을 꺼내 글을 쓰려는데, 영어 모드다. 한국어로 바꾸려는데, 생각이 나지 않는다. 전화번호나 주소 잊어버린 건, 거의 20년 된 지병이고, 단어나 사람 이름 잊어버린 건, 거의 10년 가까이 되어 이제 만성이다. 5년전부터 부쩍 심해졌는데, 머리가 아닌 몸으로 기억해야 할 타자가, 기억나지 않는다니, 당황을 넘어서, 두렵다. 어떡할까, 남편에게 전화해서 물어볼까 하다가, 검색해서, 알아냈다. 나의 뇌는 지금 전기선으로 연결되어있다. 뉴런이 이제 뇌 밖으로 나와서, 전자 회로에 연결되어있다. 퓨즈가 나가면, 누군가 전기선을 끊어버린다면, 합선이 되거나, 정전이 된다면, 나의 뇌 역시 고장이 난다. 그러니까, 어쩌면 전기 고문 당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한때 정신병자들을 전기로 고문했..
산조-국립 무용단, 정구호의 무대가 그렇게 뛰어나다고 해서 언젠가 꼭 한번 보고 싶었다. 그의 옷도, 그의 영화 의상이며 대단했으니까, 그의 옷을 사랑하는 동생 덕분에 그의 옷을 사랑하는 내 친구 덕분에 나도 구호 옷 입어봤다. 헐렁하고 편해서 도시의 수도승 같은 옷 초록, 자주, 남색, 정구호의 색들, 아침에 수업하고, 2시간 동안, 필라테스를 한후 서둘러, 전철을 타고 갔다 한강진역, 2번 출구, 420번 타고, 남산 반얀 트리 앞 국립 극장 해오름 도착하니. 이미 15분전, 현장 발매하면, 반값일 줄 알고, 갔으나 그대로다. 그래도, 3만원에 2층 좌석, 1층이면 더 좋았겠지만, 3층보다 훨씬 낫다. 표를 끊으려는 데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늦을까 조바심 치는데 티케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뒷사람이 화를 냈다. 그..
10년전의 나 젊은 날에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흔해만 보였네, 내가 이렇게 긴 생머리를 하고 있었구나, 얼굴은 맑고, 눈은 푸르고 해그리드 머리를 해도 이렇게 아름다웠구나, 화장 하나도 없이 맨얼굴이라도 이렇게 이뻤구나, 내가,
등불을 켜고 찾았다. 나의 등불 그토록 찾아 헤매던
달항아리-견월망지, 견지망월 달을 봐야지 왜 손가락을 보냐고 했다 그럴 수 있지, 그 말을 얼마전에도 들었다, 김지현 부사장이 손가락으로 달을 만든 이야기, 달 항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