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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않 어떤 말을 해도 어떤 글을 써도 가타부타 말없는 친구가, 3번 연속, 맞춤법을 지적하며 고쳐주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어제는 신경쓰였다. 맞아, 나도, 철자나 맞춤법 어긋나면 눈에 거슬릴 때도 있었지. 심하면 내용을 보기도 전에 상대를 낮춰 잡아 보기도 했었어. 안과 않을 찾아봤다. 아니의 준말이고, 아니ㅎ의 준말이란다. 안은 앞에 쓰이고 않은 -지의 뒤에 쓰인단다. 하지만, 인터넷 검색이라 믿을 수 없다. 믿어선 안된다. ㅎㅎ 국어 사전을 찾아봐야지.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처럼 오른발, 왼발 하나하나 제대로 배우고 익혀야 잘 늙을 수 있다.
웃는 낯에 침뱉고 싶을 때도 있다. 웃음은 쾌적한 정신 활동에 수반한 감정 반응이며 신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나 고통을 받으면 엔돌핀을 분비한다. 이 호르몬은 마약 성분 몰핀의 200배에 해당하는 성능을 갖고 있다. 즉 엄청난 성능의 진통제이다. 짜릿하지만 위험한 스포츠를 즐길 때, 힘들지만, 보람찬 일을 할 때 이 엔도르핀이 분비 돼 고통을 참아낼 수 있다. 출산시에도 엔도르핀의 분비로 엄청난 산고를 견딜 수 있다고 한다. 심지어 죽기 직전에도 엔돌핀은 나온단다. 웃음은 이런 엔도르핀의 분비를 촉진 시킨다. 실제 사람은 입이 아닌 온몸으로 웃는다. 즉, 수백 개의 근육과 뼈와 함께 오장육부가 모두 움직인다. 우리가 웃는 동안 산소공급량이 배로 증가해서 온몸 순환을 촉진한다. 그렇다면 언제 사람은 웃는가, 철학자 ..
꽃샘추위 기후를 나타내는 순 우리말이 얼마나 다양하고 아름다운가, 높새 바람, 여우비, 마른 장마, 함박눈, 꽃샘 추위... 한 며칠 반팔 입고 다니는 사람을 볼 정도로 따뜻했던 날씨가 3월되더니 또 추위가 기승이다. 오늘은 아예 먼지 바람이 강하게 불어대, 길고 두터운 옷으로 무장한 행인들을 날려버릴 듯하다. 이런 추위에도 사실 봄은 이미 완연하다. 나무들은 이미 꽃을 피워낼 태세다. 소름처럼 이미 꽃망울이 돋아있다. 나 역시 목을 감싸는 롱코트 안에 원피스를 입었다. 반투명 꽃 자수 레깅스를 신었다. 양말없이 맨발로, 흰 운동화를 신고 시장에 간다. 봄을 앞두고 닥친 이런 추위를 기억한다. 내 꽃이 막 피려는 차, 추위가 닥쳤고, 나는 황망했다. 91년 3월에 눈이 무릎까지 쌓이고, 비까지 내려 길은 추적추적..
4년마다 한번 2월 29일에 망원동에서 연지를 만났다. 창덕궁 앞 데비스 키친에 데려가려고 갖은 애를 써 겨우 예약했건만 연지는 탁주를 마시고 싶단다. 1시간 이나 늦게 우여곡절 끝 5시에 망원역 도착하니 근처 까페서 "아몬드"를 읽고 있다. 연지는, 연지가 마시던 커피를 들고, 망원시장 "복덕방" 갔더니, 6시 들어오란다. 5시 20분, 그 추위에 연지와 어슬렁 대며 기다린다. 근 10일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 약속이 있었다. 한달에 한번 외출할까 말까 한 내게 힘든 일이다. 체력도, 마음도 모두 딸린다. 일상은 엉망이 된다. 나는 사람을 만나고, 함께 무언가를 먹고, 이야기 나누는 일이 늘 어색하고 어렵다. 약속 장소로 가면서, 늘 후회한다. 어쩌자고 내가 만나자 했을까, 지금이라도 도망가버릴까, 사고라도 나면 좋겠다. ..
체온을 올리면 찜질방에 가본 적이 없다. 텔레비전에서 보긴 했다. 수건으로 양머리하고 앉아 식혜며, 구운 달걀 먹는다는데 한번도 가본 적 없다. 삼삼 오오 모여서, 수다 떨면서 누워 뭔가 끊임없이 먹고, 시간 보내는 거 나랑 맞지 않는다. 지인이 면역 공방 가자셔서, 만사 제치고 갔다. 찾아 보니, 찜질방 비슷하게 생겼지만, 여북하면 싶어서 일정 다 바꾸면서 갔다. 명동 정화 예술 학교 부근이다. 길치인 내게 유럽 호텔의 콜보이 차림의 지긋한 분이 가르켜주셨다. 외진 곳이라 좀 두렵다. 만일 외국에서였다면 얼씬도 하지 않을 곳이다. 어둑신하고 곰팡내, 카펫 묵은 내 나는 계단을 내려가서, 오른쪽, 다시 왼쪽 다시 꺾어서 오른쪽으로 내려가,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간다. 화교와 동남아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분이 카운터에..
소금 빵-모스크바의 신사 좋아하는 음식을 물은 적이 있다. 떡볶이, 초코렛, 치킨 등 은 예상했지만, 곱창, 돼지국밥은 의외였다. 대부분 그 당시 유행하는 음식을 꼽는다. 대만 카스테라, 공차 였다가 요즘은 탕후루, 마라탕이라 대답한다. 한데 누군가 "소금"이라고 답했다. 아버지가 요리사셔서 귀한 소금을 여러가지 맛볼 기회가 있었단다. 소금 알갱이를 꺼내 혀 끝에 굴리면, 단맛, 쓴 맛, 짠 맛, 비린 맛, 흙 맛이 느껴진다 했다. 내게 묻는다면 "빵"이다. "빵"을 가장 좋아한다기보다는 "빵"을 마음껏 먹고 싶다. 어릴 적 "빵"은 내가 만질수도 없는 것이었다. 책이나 영화에서만 존재했다. 상상하고 바라만 보면서 애를 태웠다. 빵은 축제였고, 서구, 문화, 세련, 부유의 상징이었다. 성인이 되고 나서도 여전히 내 꿈은 "아침은..
반려란.... 10년 전 뉴욕에 갔을 때 센트럴 파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크기나 조경 등이 매혹적이어서가 아니다. 쌍둥이처럼 닮은 애완동물을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로 붐볐기 때문이다. 주인과 얼굴이 똑같은 강아지들끼리 서로 냄새를 맡으며 관심을 보이면 그 주인들 역시 만면에 웃음을 띄고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서울은 그 때와 꼭같은 풍경이다. 월드컵 공원, 한강공원이 지척이면서도, 못 갈 정도로 반려 동물의 지분이 커졌다. 사실 나는 동물에 그렇게 막대한 돈과 시간과 정성을 쏟아 붓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 . 특히 길고양이들을 돌보지 않으면 인간 실격이라도 되는 듯, 비난하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 일단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또한 한 생명체를 삶으로 들였을 때의 막중한 책임감, 자유의 제한 , 경제적 부담 등으로 ..
강남역 에번저스, 택시에서 부럼 ㅎ 박근혜 정권때 강남역에서 어벤저스를 촬영했다 촬영팀의 편의를 위해, 도로를 완전 통제한 채 한국이 영화 어벤저스에서, 멋지게 나오길 기대했다고 한다. 그 결과, 스쳐지나가듯, 강남역 질주 추격신이 나왔다고 들었다. 오늘은 우리도 강남역 파이브 가이 어벤저스 팀이었다. ㅎ 출연진: 박태영, 이유진, 신현우, 이한나, 그리고 택시 운전 기사, 파이브 가이의 햄버거를 먹었다. 개점 당시 12시간 대기했던 다섯둥이네가 ㅎ이제는 2-3시간 이면 먹을 수 있다고 했고, 장조카가 서울 온 기념으로 먹이고 싶어서, 또 대기를 걸었다. 우리 앞은 무려 204명의 어벤져스들, 그 사이에 조카는 피시방 가고, 나는 근처 까페서 기다리기로 한다. 원래 순간을 위해 몇 시간은 물론, 몇 년을 때로는 몇 십년 기다리는 게 인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