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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so do I-소주 아이. 우린 농담으로 "나도 그래"란, "so do I"를 소주 아이라고, 말하곤 했지. ㅋㅋㅋ 내겐 소주란 알코올, 소독약, 고기 잡내 제거 뭐 그정도, 아, 외국인들은 초록 병속의 마술로 알고 있대더라, 초록 병에 든 뭔가를 마시면 눈물이 나면서 비밀을 술술 털어내는, 한국 영화의 클리셰가 그런 인상을 줬겠지 ㅋㅋㅋ 깔끔하면서도 살짝 씁쓸하고 그러면서 단맛도 있어요 배부르지 않고 같이 먹으면 맛있는 안주가 많아서 싸게 취할 수 있다. 배부르지 않고 짜릿하게 타고 들어가는 소주만의 느낌. 이건 소주야! 하는 안주가 있지요 쌀쌀하게 흐린 날 약간 배 시장할 때 고기든 찌개든 국물이든 소주 한잔 따악 ~~ 깔끔하게 찌르르 소주는 배 부르지 않아요. 전 커피랑 술 걷기를 사는 동안 최대한 오래 하고 싶어요. 원초적..
11. 몸서리치게 추운 날에는 저는 일단, 오븐에서 막 구워 나오는 빵과 커피를 마시겠어요. 혀가 델 듯이 뜨거운 칼국수나, 수제비도 좋습니다. 자매품 우동도 환영합니다. 무우랑 굴을 다 때려 붓고 끓인 굴국도 몸보신입니다. 한 겨울에는 무엇보다, 뜨뜻한 아랫목에 배지지며 손톱이 노래지도록 먹었던 귤, 달콤한 찹쌀팥떡, 무우 시루떡, 봄이 올 무렵에는 살이 토실토실 올라, 바지 지퍼가 올라가지 않던 기억도 나네요. 너는 에스키모처럼, 대륙의 한족처럼, 물론 고기를 먹겠지. ㅋㅋㅋ
10. 눈물 젖은 빵이란, 필라테스 하는 곳 1층에 아주 맛있는 빵집이 있어요. 이렇게 추운 날 운동 마치고 들러, 막 나온 따끈따끈한 밤식빵, 찐뜩찐득 쫄깃 달콤한 브라우니, 닭고기 같은 식빵, 쭉쭉 찢어먹으면 얼마나 맛있나요.? 밀가루와, 버터, 설탕, 우유가 만들어낸 맛이요. 커피랑 같이 먹으면 또 얼마나 맛있나요? 진짜 행복해지면서, 녹아내릴 것 같은 기분이 들잖아요. 한데 남편은 당뇨가 심하고요 ㅠㅠ 저는 살찔까봐, 못먹습니다. 돈도 많은데도요. 돈 잘 벌면 뭐하나 싶어요. 빵도 제대로 못사먹고요. 제 마음 속 천국은 반드시, 빵과 케익, 아이스크림이 넘쳐나는 곳인데요. 저는 이리, 지옥에 살고 있네요. ㅠㅠ 노래합니다. 먹세, 먹세, 젊어서 먹세, 늙어지면 못 먹나니 참, 너는 빵을 좋아하지 않는구나, 그럼 넌 눈물젖은..
9. 너네, 국물도 없을 줄 알아 아빠는 엄마랑 결혼하면서 김치랑 국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문제는 엄마가 김치랑 국을 못하는데 있다. 비극은 다 거기서 시작되었다. ㅠㅠ 엄마는 특히 국을 잘 못 끓인다. 간도 잘 못맞추겠고, 특히 시원 하다느니, 얼큰 하다느니, 하는 맛은 도대체 어떤거니, 내가 하면 왜 다들, 쓴 맛이 배인다는 둥, 뭔가 부족하다는 둥 야단인거야 멸치 육수건, 고기 육수, 채수 건, 얼마나 정성스럽게 준비했는데 , 갖은 양념은 또 어떻고 ㅠㅠ 어쨌건 아빠도, 엄마의 국물 거부, 너 역시 엄마의 국물 거부, 염분이 많아서 살찐다나, 너희 둘다 국물도 없을 줄 알아랏,
8. 너와 나의 햇반이란, 사실 네가 햇반을 처음 먹던 날 엄마는 충격이었다. 물론 네가 싫어한 콩밥만 한 엄마 책임도 있다. 그렇지만, "콩밥"을 자식에게 먹인 건 아니다. ㅋㅋ 물론 네가 싫어한 잡곡밥만 지어야 했던 엄마 책임도 있다. 가공 식품을 거의 사지도 먹지도 않는 엄마에게서 나고 자란 네가, 햇반을 전자레인지에 덮혀서 맛있다며 먹는 모습을 처음 본 날, 콩 심은 데 팥이 나는구나 싶기까지 했다. 흰 쌀밥을 먹고 싶고, 따뜻한 흰 쌀밥을 먹고 싶은 네게 햇반이 편리하고 맛있었겠으나, 엄마에게 한끼란 밥이다. 아니 엄마 또래 대한민국 사람들은 다 그럴 것이다. 전세계를 점령한 쿠쿠도 있고, 독일의 휘슬러 따위는 예전에 젖혀버린 풍년 압력솥에 가마솥 주물 냄비, 뚝배기 등에 잘 씻어 불린 쌀 넣고, 갖 지어 김이 모락모락 ..
7. 가늘고 길게 살자면 ㅎ누들 로드를 걷다. 너는 아기 현우 일때부터 면을 좋아했다. 가늘고 길게 살자면, ㅎㅎ 국수, 라면, 우동, 라멘, 소바, 스파게티,등등 모든 면을 즐겼어. 일단 면을 잘 삶으려면, 큰 냄비에 물을 충분히 붓고, 팔팔 끓을 때 면을 넣고, 다시 부르르 끓을 때 찬물을 한 컵 정도 부어 또 끓어오르면, 찬물에 빨리 헹궈라, 식초 넣으면 면이 탱탱해진다고 들 하고, 얼음을 넣으면 면이 더 쫄깃하다고 하던데, 면은 동전 하나만큼의 크기여야 한다고들 하고, 스파게티 면이 익었는지 알아보려면, 벽에 던져보면 된다는데 왜 더럽게 벽에 던지는지 모르겟더라, 던져서 버리란 거냐,? 다시 먹으라는 거냐? 어쨌건 면이 불지 않는 것이 생명이기도 한다. 그것도 자신할 수 없는게 면이 퉁퉁 불어야 맛있다는 사람도 분명 있더라, 그들은 굵고 짧게..
6. 김장독-이담채 네가 어릴 적에는 엄마가 김치를 담그기도 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 일을 다했을까 싶기도 해, 늘 그렇듯 엄마는 일단 책을 사고, 책을 본 후, 그 책대로 김치를 담궜지. 그러다 보니. 늘 자신이 없었어. 책에 나온 대로 재료가 없으면 제대로 않될 것만 같았고, 책에서 시키는대로, 계량해야만 할 거 같았고, 책의 사진대로 되지 않으면 다 내 탓 같았다. 아이고 참 바보 같지. 배추가, 크기도 다르고, 수분 함량이나, 질감이 다를 수 밖에 없는데, 소금도 짠 정도 가 다르고, 고추가루도 그렇고, 날씨마저 음식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원칙을 깨우친 후, 간을 봐가며, 상황에 따라 조금씩 바꿔 가며 해야 한다는 것을 몰랐단다. 그런데 현우야 그건 김치나 요리 뿐 아니라, 다른 일도 다 마찬가지야, 기본..
5, 너를 키운 건 팔할이 고기 너는 운동회 도시락도 삼겹살 구이를 싸달라고 할 만큼 고기를 좋아했어, 외가 친가 모두 네가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고기 사러 가셨지. 외할아버지는 찜갈비, 양념 갈비를 잔뜩 사오셨고, 친할머니는 멀리 도축간까지 가셔서 질 좋은 고기를 쟁여두셨지. 너는 특히 닭을 좋아해서, 농담으로, 1000마리 정도는 잡아먹었을 거라고, 림스치킨, 호치킨, 오부장, 굽네, 교촌, 페리카나, BBQ 등 온갖 치킨 가게를 다 섭렵하고, 아쉽네, 네가 지금 공부하고 있는 인천의 치킨집은 내가 알 도리가 없구나, 나중에 알려주렴, 돼지고기는 양념한 것보다는 구워서, 김치랑 함께 먹는 것을 좋아했어, 소고기 요리는 엄마가 좀 자신이 있는데, 일단 핏물을 빼야 한다. 1시간 가량, 찬 물에 담궈서, 핏물을 뺀 후, 건져서 엄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