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311)
29. 스팸 정식 하와이에 가면, 불티나게 팔리는 음식이 있다고 한다. 이름하여 스팸 정식. 그냥 흰 쌀밥에 달걀 후라이 하나, 구운 스팸 2조각이란다. 하와이에서 나고 자란 오바마가 골프 치면서 먹은 음식이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고 한다. 무스비 그러니까, 스팸이랑 김으로 띠를 두른 주먹밥이란다. 통조림에 든, 그렇게 짜디 짜고, 밀가루 맛과 조미료맛 범벅에 원료가 되는 고기도 미심쩍은 스팸은 말이지, 명절 선물로도 꽤 들어온다. 명절에 참치나 스팸, 각종 기름 혹은 과일이 선물로 들어오는데, 내가 어릴 적에는 양말이나, 욕실 용품들이 많았단다. 모두 두고두고 오래 쓸수 잇는 것들이구나, 전쟁에서 병사들이 오래두고 먹을 수 있게 만든 것이 통조림이라지. 병조림에서 무게를 줄이고자 바꾼 거라지. 그 통조림 에서 나온 것이..
28. 보신탕, 몸을 보해주는 음식이겠지. 엄마 어릴 적에는 돼지 멱따는 소리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노래를 못하는 사람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사람을 그리 일렀지. 돼지의 목을 따는 소리란다. 멀쩡한 돼지를 잡아다가 팔 다리 묶고, 목을 칠 때 나는 소리. 그 소리를 직접 들은 내 친구가, 그러더라, 돼지 멱 따는 소리를 들었는데 진짜 지옥이라고, 요즘은 돼지를 어떻게 잡는 줄 잘 모르겠다. 엄마 어렸을 때는 물을 팔팔 끓이고 뜨거운 김이 나는 내장을 다 꺼낸 돼지를 통째로, 넣고 삶아서, 누린내가 진동을 했는데. 돼지 간, 허파, 심장, 창자, 오줌보 까지 하나도 허투로 버리는 법 없이 다 먹어치웠지. 닭을 잡는 모습을 본 어린애들도 많았단다. 장에 가면, 쇠철망에 닭들이 갇혀있었어, 그 중 하나를 가르치면 주..
27. 물론, 일어나자 마자, 미지근한 물을 한 잔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하더라. 너 실온이 room temperature란 걸 알았니? 알게 된 지 얼마되지 않았어, 그리고 아빠는 늘 시금치 먹는 날 네게 우유 먹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셨지 내 생각에는 시금치를 10키로 먹는 것도 아니고, 우유를 10리터 마시는 것도 아닌데 왜 저리 야단일까 싶은데, 아빠의 부탁이니 잘 들어주자, "정숙"이는 어디에 란 정수기 광고 기억나니? 여행 고수들은 휴대용 정수기랑, 보자기 하나만 들고 다닌다고 들었다. 국가 대표 축구팀 경기 내내 너무 열심히 뛰어 경기 후에 똥까지 묻어 있다고 하더라, 탈진되어 물도 못마신다고 하더라, 김홍도인가 김득신 그림에 어미소 앞에 아기 소 세워 두고 아기소가 우니까 그 아래서, 양동이 들고 사람들이 소..
26. 랭면에 대하여( feat 낭만에 대하여) 원래는 이북음식이었다지요. 남한으로 피난온 북쪽 사람들이 고향의 맛을 그리며 만들어 먹었다고 합니다. 속초의 명태 냉면, 부산의 밀면이 그렇듯, 그들은 고향을 그리며 타향의 물과 땅을 비볐습니다. 한 그릇 으로 말아 후루룩 먹고 국물까지 말끔이 비어내었어요. 그 추운 곳에서 , 그 겨울 , 얼음 낀 찬 국물에 메밀면을 말아서 먹었다는 것도 생각해보면 신기합니다. 여름엔 이열 치열, 겨울엔 이한 치한이란 말인가? ​ 그러다가 다시 냉면이 우리 모두의 상에 올라왔습니다. 옥류관의 냉면입니다. 그러니까, 북한과의 관계가 좋아지려할 때마다 그들은 밥상에 옥류관의 냉면을 올렸습니다. ​ 북한과 외교 관계가 있는 국가에 가면 그 냉면을 맛 볼 수 있다지만, 저는 그 맛이 궁금했습니다. 꿩육수는 어떤 맛일까, 순메밀..
25. 복달임-민어 이야기 이열치열 열은 열로 다스린다고, 복날에는 복달임음식을 먹는다. 더운 날씨로 입맛을 잃어 떨어진 기력을 보충하려고 특별히 장만한 음식들을 먹는다. 수박, 참외, 복숭아처럼 몸의 열을 내려주고 수분을 보충해주는 과일부터 삼계탕, 개장국, 냉면, 서울 경기 지방에서는 육개장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알이 잘 든 민어를 사서, 햇살에 잘 말린 어란, 부레의 맛은 젤리 같다고 하고, 껍질을 불에 구어서 먹고, 살은 회로, 전유어로, 먹고, 남은 뼈와 살은 큰 들통에 넣어 애호박 넣고, 오래 끓여 탕으로 먹었다고 한다.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에 나온다. 내가 처음 먹은 민어이다. 결혼하고, 시어머니와 함께 살던 새색시 시절의 이야기이다. 내가 두번째 먹은 민어는 이정임 선생님 댁이었다. 타워 팰리스의 펜트 하우스..
24. 먹을 줄 모른다Vs 먹을 게 없다. 냉면을 먹을 때 면을 가위로 자르면, "먹을 줄 모르네"면을 먹을 때 소리내서, 면치기라던가, 뭔가 하지 않으면 "먹을 줄 모르네" 고기를 바짝 구워서 먹으면 "고기 먹을 줄 모르네" 돼지고기, 특히 비계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더니, "먹을 줄 모르네" 이런 말하는 사람, 되게 무례해 보입니다. 호텔 부페에 모시고 가도, "먹을 게 없네" 라는 사람, 되게 맥 빠지고, 다시는 어디 나서서, 대접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솔직한 것과 무례한 것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아이가 싱가폴 여행 갔다가, 바차 커피와 루왁 커피를 선물로 사왔어요 그 나라의 면세점의 대표 품목 같았고, 검색해보니, 사람들이 꼭 사야 한다고 호들갑 떠는 것들이라 큰 맘 먹고 사왔겠죠. 사실 이게 그 돈 주고 사먹을 것인가 싶었..
23. street , food , fighter 한때 요리책을 보는 취미가 있었다. 요리책의 사진을 그리고 요리책을 글을 보면서 맛과 향을 상상하는 게 낙이었다. 호텔의 서가에 가면, 화보가 많았다(사진이야말로, 만국공용어니까) 두툼하고 판형도 큰 패션 화보며 요리책들을 묵직한 서가에서, 꺼내보며 몇 시간 보내다 오는게 낙이었다. 그때 호텔의 높은 천고, 큰 창을 덮던 길고도 두툼하며 묵직한 커튼, 예스러운 커튼 봉 , 그사이로 쏟아져 내리던 빛, 로비에는 피아노 소리가 흘러넘치고, 키크고 마른 여직원들이 허리를 곧추 세우고 걸어다녔다. 그곳에서 나는 street food란 푸른 요리책을 꺼내 보았다. 마음에 들어서 몰래 가져갈까 눈치도 봤다. 나는 지금도 책 도둑은, 사실 눈감아 주고 싶다. 결국 그 책을 다탁 위에 두고 왔지만 어디서도 다시 보지는..
22. 심심한 사과란 없다, 아침에 먹는 사과는 금이고, 낮에 먹는 사과는 은이며, 밤에 먹는 사과는 ㄸ 이다 하루 한개의 사과는 의사를 멀리하게 한다.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표현을 이해 못한다고 온라인이 시끌 벅적했더랬다. 자취를 하다보면, 과일 챙겨먹기가 쉽지 않다. 고기는 구워 먹기도 쉽고 사먹을 일도 많으나, 생선을 먹기 어려워서, 집에 들를 때마다 갈치구이나, 고등어 구이를 잘 먹듯이 말이다. 야채는 더 그렇고 사과는 심심할 수가 없어, 심심할 리가 없다. 에덴 동산에서 우리를 쫒아낸 과일이 사과이고, 만유인력을 깨닫게 한 사과이자, 인류 전체를 거북목으로 만들어버린 스티브 잡스의 사과인데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사과 하나를 베어물고, 학교로 가길 바란다. 사랑한다. 너 역시 엄마 아빠 인생의 사과다. 내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