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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 있어-양희은 양희은의 40년 팬이다. 삼촌이 불온한 분위기를 풍기며 알려주던, "아침이슬" 부터, 송창식과, 씩씩하게 웃으며 부르던 "한 사람 곁에" 그녀는 푸른 드레스를 입었지. 중학교 때 "하얀 목련"을 듣고도 마냥 좋았다. 그러니까, 나는 분위기를 잘 못타는 좀 이상한 애였던 거다. 노래방이나, 장기 자랑에서도, 분위기 깨는, 흥을 돋우지 못하고 어색한 공기를 몰고 오는, 재수할 때는 "한계령"을 그에게 많이 불러줬다. 20대는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로 건너왔다. 40대에는 노무현 대통령 장례식에서 "상록수" 들으며 사람들과 많이 울었다. 그때 그녀는 만신이었다. 그냥 우리나라 대표 무당이자, 소리꾼이었다. 일산의 어느 마트에서 우연히 그녀를 만난 적이 있었다. "이세이 미야케" 할인 판매장이었는데, 너무..
그 여자네 집- Elemental. 박완서의 "그 여자네 집" 을 읽었다. " 그 남자네 집" 이 장편이라면, "그 여자네 집"은 단편이고, 실은 김용택의 "그 여자네 집" 이란 시가 다 했다. 이 소설은, 소설 속의 곱단이네 집. 순애의 집. 그리고, 커지고 또 커져서, 신의주 그 집, 압록강 너머 그 집들, 서울의 그 집, 살다가 다 두고 떠날 이승의 모든 집들,,, 내 집이 그에게는 어떤 " 그 여자네 집"으로 기억될까, 심장이 옥죈다. 그 여자네 집으로, 장림의 그 집, 이화 대학 기숙사, 봉원동의 하숙집, 자취방, 그리고,,,, 상암동의..... 어제 본 영화, "Elemental" 에 나오는 element city의 fire place가 그 여자네 집이다. waver가 빨려들어간, 그 여자네 집.
스스로를 비둘기라 믿는 까치에게- citizen you 작가의 이름부터 참, 무릎을 친다. 유시민, 영어로 Citizen You. ㅎㅎ 그의 신간,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라는 제목을 듣자마자, 무릎을 탁 쳤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책이 아마존에서 how to buy로 번역되어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참 웃었는데... 문과, 남자, 과학, 공부 라는 단어의 조합이 얼마나 신선한가, 며칠 전 남편의 국민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성적표를 보다가 "과학"대신 "자연"이란 과목이 있어서 재미있었던 기억도 났다. 지구과학, 생명(생물 대신), 물리, 화학, 대신 과학도 아니고, 자연이라니. 남편의 40년 전 성적표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다. 내 남편 역시 문과 남자이고, 자연 공부에서 멈추어있다. ㅎㅎ, 유시민은 사회 생물학자 최재천과의 대화에서, "코스모스"랑 ..
눈처럼 흰-여주 여백 서원 여백 서원의 전영애 독문학자가 백설공주를 낭독하셨다. 백발에 맑은 얼굴로 독일 바이마르에서 지내신다는 전영애 독문학자, 어른 김장하도 그렇고, 여전히 잘 늙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분들 천지다. 백설공주 이야기. 어쩌면 백설 공주도 제대로 늙기가 주제일지도 모른다. 난장이처럼, 혹은 적어도 왕비와는 다르게 흑단 창가에서 바느질하던 왕비는 흰눈을 보다, 그만 손가락을 바늘에 찔려, 흰 눈 위에 붉은 핏방울이 떨어진다. 왕비는 흑단처럼 검고 피처럼 붉으며, 눈처럼 흰 아이를 꿈꾸다. 그리하여 태어난 눈처럼 흰 아이, 곧 백설공주의 엄마는 돌아가시고, 왕은 새로운 왕비를 맞이한다. 자기보다 더 아름다운 이가 있다는 걸 견딜 수 없었던 왕비는 사냥꾼을 시켜서, 백설공주를 죽이려한다. 백설공주는 사냥꾼에게 빌고..
책읽는 사람-문재인의 독서노트 분홍색 "그림이 그녀에게"를 오래동안 갖고 있던 분께 선물 받았다. 평산 책방에서 가져온 초록색 책, 시가 많았다. 아마 책을 읽고, 트위터로 소감 쓴 것들을 모아둔 책 같은데, 이를 통해 그 속의 책들이 다시 조명받게 되겠지. 은퇴후 서점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김소영, 최인아, 그리고 문재인. 또 누구인가, 나도 책방 주인이 되고 싶어했나? 신촌의 오늘의 책, 그 주인장은 어디있을지. 평산 책방의 주인장, 그렇게 바쁘고, 할 일이 많은 와중에 저렇게 많은 책을 읽다니. 만일 사실이라면,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다. 그의 얼굴이 얼마나 변했던가, 얼굴이 퉁퉁붓고, 이빨이 다뽑히고, 눈이 툭 튀어나오고, 그렇게 모든 것을 다주고, 영혼까지 다 주고, 책을 읽었던가, 책이 되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