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서로운 조짐
1월 1일이다. 2024년 청용의 해의 첫날이다. 월요일로 시작된다. 새해가 밝았다. 매일 첫날처럼 밝고 환한 기운으로 공구하며 하루하루 살아야지. 새해 첫 아침 일어나 나오려던 남편은 화장대 의자에 발을 부딪혔다. 당뇨라 작은 자극에도 자욱이 남으니 마음이 쓰인다. 얼마나 다행인가, 더 크게 다치지 않아서, 첫 시작부터 좋았다. 연하게 우려낸 육수는 그의 입맛에 딱 맞았다. 떡국을 먹고, 가족 친지들과 새해 인사를 나눈 후, 하루를 잘 보냈다. 12시 넘어 왔더니,남편이 이제 막 왔다고 한다. 안방문을 여니, 유리가 박살이 나있다. 나보다, 그가 먼저 문을 열었더라면, 다쳤을지도 모른다. 당뇨라 시력이 좋지 않다. 얼마나 다행인가, 더 크게 다치지 않아서, 마치 누군가, 들어와 물건을 뒤진 후 훔쳐 달..
우리의 소원은 통일
전설적인 록 밴드 , 들국화의 명곡은 많다. 세계로 가는 기차, 행진, 그것만이 내세상, 사랑일 뿐이야, 오후만 있던 일요일, 매일 그대와 등등, 매일 그대와, 축복합니다, 오후만 있던 일요일도 즐겨 들었지만, 가장 인상적인 곡은 뭐니뭐니해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었다. 유신체제 벗어났으나, 아직도, 구시대 정신은 여전해서 들국화처럼 불온하고도 ??나약하기 ??짝이없는 딴따라들은 반드시 건전 가요를 한 곡씩 넣어야 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이 나라 살리는 통일, 이 겨레 살리는 통일 통일이여, 어서 오라, 통일이여 오라, 이렇게 1절이 끝나고, 허성욱이 피아노를 친다. 비쩍 마른 몸에 퍼머 머리 한, 그냥, 딴따라들도, 바른 자세로 서서..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너를 다시 만났었지 가 아니고, ㅎ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내려, 내 친구를 만났다. ㅎ 붙박이 전교 1등이었고, 쭉 우리 가족 주치의인 40년 지기 그녀는 여전히 우등생다웠다. 11시 2분 전에 도착한 나보다 먼저 왔고, 11시 수문 교대 의식을 봐야 한다며 집중 또 집중해서 봤다. 늘 주의산만하고, 늘 멍때리고 있는 나와는 달리. 마지막 수요일이라, 우린 free pass! 우린 늘 free pass상인가, 하며 막 웃었다. 덕수궁 장욱진 전시에 들어가서도, 내 친구는 연보부터 시작해서, 작품, 설명에 이르기까지 한 글자도 놓치지 않는다. 내가 전체 다 보고 그녀를 찾아왔을 때 여전히 1 전시실.... 2시간 가까이 장욱진의 글과 그림을 보고 기념품 가게에 들렀다. 우린 서로에..
크리스마스 이브 이브에
빨간 코 루돌프 이야기를 했다. 장애나 왕따도 떠오르는 좀 마음 아픈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산타 할아버지도 뭔가 공정하지 않고, 특히 친구 사슴들의 처신술, 놀라웠다고, ㅎ, 안개와 굴뚝이야기도 한참 했다. 산타 할아버지가 실은 산타 엄마 산타 아빠였다고 자고 일어나면 머리맡에 있던 빨간 장화 속의 과자들이야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캐롤을 이야기하는데, 왬과 조지 마이클의 " Last Christmas"가 빠질 수가 있나, 학생들에게 들려줬더니, 안다고 반색하며 조지 마이클이 참 잘 생겼다고 했다. 지금 들어도 세련된 곡이고 노래를 잘한다더니, 곧 느끼하다고 했다. 신통하게도, 뮤직 비디오를 보면서 아이들은 연출자의 의도와, 표현들을 바로 알아내며 즐거워했다. 조지 마이클은 아마 미스터 트롯 나왔으면 사람들..
부암동-수화 김환기 2
수화, 김환기. 나무 수, 말할 화구나, 손으로 말하다 일줄 알았는데 , 또 땡 ㅎ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란 작품은, 김광섭의 "저녁에"란 시에서 따왔다 다시 부암동에 갔다. 점점화 전시라는데 나는 그의 일기만 보다 왔다. "화제란 보는 사람이 붙이는 것, 아무 생각없이 그린다. 생각한다면 친구들, 그것도 죽어버린 친구들, 또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수 없는 친구들 생각 뿐이다. 서러운 생각으로 그리지만, 결과는 아름다운, 명랑한 그림이 되기를 바란다. " "미술은 철학도 미학도 아니다. 하늘, 바다, 산 바위처럼 있는 거다. 꽃의 개념이 생기기 전 꽃이란 이름이 있기 전을 생각해보다. 막연한 추상일 뿐이다." "읽고 잊어버리고 보고 잊어버리고 듣고 잊어버리고 그러나 안 읽고 안 보고 안 듣고 한..
부암동-수화 김환기 1
부침 바위 동네라고 한다. 나는 뜬 바위일거라고 추측했다. 땡 ㅎ 부침 바위 동네 마실은 1992년부터다. 유진 상가 지나 세검정, 백사실, 석파랑을 거쳐 부암 동 사무소 정거장에서 내렸다. 동양 떡방앗간을 지나, 산 아래 골목으로 내려가면 거짓말처럼 환기 미술관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척 보기에도 여긴, 그 그림들은 뭔가 달랐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건 부암동은 환기 미술관이었다. 그곳에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우주, 공기와 소리, 사슴, 달 항아리, 여름 밤의 소리..... 등을 봤다. 무수한 "창백하고 푸른 점들"을 만났다. 가나아트센터에서 환기 100주년을 바흐 음악과 함께 전시했을 때, 절묘하단 말이 딱 맞았다. "창백하고 푸른 점들"에 소리를 입혔다. 고등학교 때 야간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