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향기롭게-길상사
머나 먼 것 들이 조화로울 때 서울시 한복판의 절, 재벌들 동네의 절, 요정이었던 절, 마리아의 얼굴을 한 보살이 반기는 절, 길상사, 내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법정 스님의 절, 길상사, 법정스님께서는 "맑고 향기롭게 " 살라셨다. 봉은사에서 수행 중이실 적, 안기부에서 오는 전화를 받다 받다, 결국 박살을 내버리셨다는. 고료가 하루라도 늦으면 출판사에 득달같이 전화해서 "돈 밝히는 중"으로 오해받으셨으나, 많은 이들을 도우셨다는 모진 비바람에도 꿈적않던 가지가 눈이 내리는 밤에 부러지며 타닥타닥거리는 소리를 들으셨다는 음악을 좋아하셔서, 라디오를 사서 들으시다가, 이건 집착이고 소유라, 없애셨다가, 또 어느날 못견디고 음악을 들이셨다는 젊은 수행자 시절 함께 한, 남도 출신의 동무 수연 스님을 그리워하시..
Just the way you are-Bruno Mars VS Billy JoelVS김광진
내한 공연 때 "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는 브루노 마스, 안녕 하세요, 사랑합니다 대신 " 보고 싶어요" 라고 인사한 Bruno Mars, 나는 그를 Just the way you are를 부른 키 작고, 맑은 얼굴을 한 가수로 기억한다. 언젠가 수업 시간에 그의 노래를 들어보고 하나하나 해석하면서 공부했었다. 뭔가, 좀 어색해하고 재미없어 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다시는 하지 않았다. (첫)사랑에 빠진 남자가, 어여뻐서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을 노래했는데, 사랑과 이별만큼 큰 에너지를 주는 게 있을까, 더더군다나, 첫 사랑만큼, 물론 녀석의 첫사랑은 어머니인 나려니. ㅋㅋㅋ (네 어릴 적 내게 얼마나 큰 사랑을 보였는지 모른다. 밤잠도 안자고, 칭얼거리기, 새벽같이 일어나서, 하루종일 나만 따라다니기, ..
푸산행, SRT
서울역에서 부산역을 갔다. 거의 50년, 30년 전부터는 일년에 몇 번정도, 서울과 부산을 오고 간다. 그는 SRT를 꽤 자주 이용하는 듯 한데, 나는 낯설다. 수서역은 내게 동대구, 천안 아산처럼 지나쳐가는 역이다. 10시 40분 마지막 기차를 타고, 남쪽 도시로 간다. 1시 좀 넘어 부산역에 도착하면 광장을 건너, 초량쪽 횡단 보도를 건너, 심야 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타고 갈 예정이다. 누군가 날 맞이하러 나올까, 지금 내 가방은 노트북과, 그의 트렉화, 각종 전선들로 가득하다. 급히 열차표를 구하느라, 제대로 챙겨오질 못했다. 김현식의 노래를 들으면서 왔다. "사랑했어요" "떠나가버렸네" "추억 만들기" "한국 사람" " 봄 여름 가을 겨울" "골목길" "쓸쓸한 오후" 남자답게 잘 생긴 그가 홀릴..
경기도 고양에 가는 법,
바람은 차도, 햇살이 좋은 오전 한강 건너 합정으로 가는데 야옹, 야옹 야옹 야옹 옆을 보니, 고양이를 케이지에 넣고 탄 젊은이네요. 저는 원래 동물 싫어하는데다, 고양이가 버스에서 계속 우니, 좀 짜증스럽긴 했습니다. 고양이 쪽을 보면서 활짝 웃으며 애야 이제 좀 그만 울어라, 아니면 좀 작게 울던가, 그랬더니, 고양이 주인도 활짝 웃더라고요. 고양이 표정을 못봤습니다. 우는 고양이 입을 막을 수도 없고, 어쩌겠어요. 저는 합정역에서 내렸는데 그도 함께 내리길래 혹시 나때문에 그랬을까 아주 조금 신경쓰이긴 합니다. 여기서 잠깐, 정거장에서 내린 후 고양이가 더 심하게 울긴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제 말을 듣긴 들은 거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