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꽃놀이
갑자기 꽃이 폈다. 갑자기 꽃이 졌다. 어어어어 하는 사이 꽃이 피고 졌다. 아마 죽기 전에도 난 분명 그럴 듯, 어어어어어 하는 새 죽는구나 싶을 듯, 어째서 난 순간을 누리지 못할까, 어째서 난 집중을 못할까, 기후 변화가 두려웠다. 이렇게 빨리 더워지고 꽃이 삽시간에 폈다가 제대로 볼 새도 없이 져버리는 게 두려웠다. 올해도 작년처럼 여의도에 꽃놀이하러 갈까 하다 말았다. 작년에 여의도 굴에서 "안창남"을 처음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인, ㅎㅎ 그러니까, 안창남은 꽃보다 백년 앞서 떨어졌던 사람. 여의도의 사람이었다, 그러고 나서, 생떽쥐 베리가 어떤 사람 사람일까 상상해봤다. 백년 전 홀로 하늘을 날던 사람,,, 사실 꽃놀이보다, 요즘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가 솔찬하다. 아주 오랫만에 사..
나현아,
나현아, 나현아, 나현아, 내가 듣는 심장이었야 했어. 나현아, 나현아, 나현아, 널 다시 만날 줄 알았어. 나현아, 나현아, 나현아, 그곳에서 평안하길. 나현아, 나현아, 나현아
이정윤, 김주원 the one
2007년 국립 발레단 프리마돈나 발레리나 김주원은 무용가이자 연인 이정윤과 함께 찍은 세미누드를 잡지에 게재했다는 이유로, 논란이 일었다.감봉 등의 징계를 받고, 사진을 내리면서, 마무리 되었는데, 그녀는 눈물을 보이며 " "무용수는 자신의 몸을 통해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그러나 막상 내 몸이 정확히 어떤 모습인지 스스로 알기 쉽지 않다. 그래서 담고 싶었다"며 "내 신체를 여과 없이 기록하고 기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 사진은 지금도 기억날 만큼 아름다웠다. 무용가들은 신체가 곧 작품이고 , 하루하루 변해가는 몸을 기록으로 남기려 했다는데, 게다가 무용계 큰 별들이 목하 열애 중이었으니, 그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그 시절 정동 극장에서 초연된 " The One" 이란다. 사랑하는 이, 세상 ..
패스트 라이브스
나는 이제 어쩌면 좋은가, fast lives일 줄 알고 영화를 예매했다 . 맞아, 뭐든 너무 빨라서, 제대로 살기가 힘들어, 그러면서, 영화 보러 갔다. 한국계 여성 감독, 첫 작품, 대단한 영화제 선전, 미나리 제작사, 뭐 그 정도는 얼핏 듣긴 했다. start credit 에 past lives 라 올라와서, 당황했다. f와 p 발음 구별은 한국말로는 더 어렵군 하면서, ㅎ 이 영화는 "인연"이란 단어를 영화 사전에 올렸다. 몇 년전 영화로 "미나리"란 채소를 세계인들의 식탁에 올렸듯이. 한 단어만으로도 얼마든 작품을 만들 수 있구나, "인연", "미나리", 처럼 우리 주변에 뛰어난 감독, 각본가, 작가 참 많구나, 그들이 어서 세계를 향해 나가야겠구나 싶었다. 물론, 젊은 예술가가, 하나의 세계와..